ETN은 Exchange Trading Note의 약자로, 한국어로는 "상장지수증권"이라는 뜻입니다. ETF는 상장지수펀드로, 둘의 차이는 펀드와 증권의 차이인데 이 단어 하나 때문에 둘 사이에는 큰 차이가 생깁니다.
상장지수증권(ETN)이란
상장지수증권을 보기 전에 먼저 증권이라는 건 어떤 재산에 대한 권리 / 의무에 대한 사항을 기재한 문서입니다. 차용증이나 계약서도 증권의 일종인데요, 상장지수증권은 증권이라는 단어 앞에 "상장지수" 라는 단어가 붙었습니다. 증권이 증거가 되는 문서이니까, 이걸 풀어서 보면 대충 이런 말이예요.
증권 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지수 중 하나를 추종하겠다는 약속을 한 문서
말이 어려워서 그렇지 그냥 이런 겁니다: 내가 너한테 꼭 10% 수익률은 내 줄 테니까 나 믿고 좀 투자해주라. 내가 문서 하나 써줄께.
이렇게 말하니까 폰지 사기랑 한 끗 차이 같아 보이네요. 네, 맞습니다. 실제로 그래요. 대신에 증권사라는 큰 회사를 그냥 믿고 투자하는 거예요. "그냥 믿고" 투자한다고 해서 이걸 "무담보 신용" 이라고 합니다.
상장지수증권(ETN)의 특징
기본적으로 나한테 투자하면 얼마의 수익을 내주겠다는 약속이다 보니, 내가 직접 상품을, 또는 기업의 일부를 사는 것과는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여러가지 특징을 살펴 보면 다음과 같아요.
어떤 특정 지수의 수익률을 그대로 따라간다
앞서 예를 들었지만, 다시 한 번 예를 들어서 20% 이율 보장! 이라고 하고 투자를 받았다고 하죠. 이게 아마 익숙한 형태의 투자 방식일 겁니다. 근데 ETN은 이 수익률이 가변적인 거예요. 연 10%, 또는 20% 대신에 그냥 KOSPI200과 같은 수익률 보장! 이라는 약속인 겁니다. 그냥 그 수익률을 지급하기로 약속한 것이다 보니 회사가 어떻게 투자를 하건 간에 그냥 그 수익률을 돌려주게 됩니다.
신용위험이 있다 = 돈을 떼먹힐 수 있다
신용위험이라는 건 내가 돈을 떼먹힐 확률같은 거죠. 어디서 모르는 사람이 와서 저런 약속을 한다면 저는 절대 투자하지 않을 겁니다. 신용위험이 엄청나게 크니까요. 근데 아무리 큰 증권사라고 해도 어찌됐건 하나의 기업이고, 세상 일은 어떻게 될 지 모르니까 망할 위험이 있습니다. 그리고 ETN은 그냥 그 회사와 한 약속이기 때문에 회사가 망하면 내 돈도 같이 땅에 파묻힐 겁니다.
만기가 있다
투자 약속이라는 건 까놓고 말해서 "돈좀 빌려주라" 랑 똑같은 거잖아요? 그러다 보니 이것도 돈을 "언제까지" 빌려달라 라고 하는 만기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렇게 말합니다: 이 상품의 만기는 2025년 1월 22일 입니다.
예시 : 삼성 금 선물 ETN(H)
상품의 만기는 네이버 금융 같은 곳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삼성 금 선물 ETN 을 찾아보니 아래와 같습니다.
- 발행일 : 2021-08-15
- 만기 : 2026-07-24
더 많은 내용이 궁금하시면 아래의 링크로 들어가 보시면 될 거 같아요.
네이버 금융
국내 해외 증시 지수, 시장지표, 뉴스, 증권사 리서치 등 제공
finance.naver.com
상장지수펀드(ETF)와의 차이
ETF는 기본적으로 "종합선물세트" 같은 겁니다. 그냥 특정 분야의 주식이나 선물을 잘 모아둔 거거든요. "잘" 모았다는 건 이런 겁니다.
- 자산운용사가, 어떤 지수를 추종하겠다고 함 (예시: KOSPI200 지수 추종)
- 그 지수를 "최대한 비슷하게" 추종하기 위해 주식을 "잘" 모음
잘 모았다는 건, 위의 예시에서 가능한 한 KOSPI200에 가깝게 움직이도록 세트 상품을 구성했다는 뜻입니다. 근데 아무리 그래도 지수를 완전히 똑같이 추종할 수는 없겠죠? 이걸 "괴리율" 이라고 합니다.
반면에 ETN은 그냥 증권사가 고객과 한 약속이다 보니, 여기에서 많은 차이가 생깁니다.
차이 1 : 수익률 추적 오차
ETF는 아무리 잘 모아도 조금씩 오차가 생길 수 밖에 없는데 비해 ETN은 그런 거 없습니다. 그냥 주겠다고 약속한 거니까 줍니다. 위의 예시에서 삼성 금 선물 ETN의 상품설명에서 보면 이런 말이 있어요.
S&P가 산출하는 Dow Jones Commodity Index Gold TR의 수익률을 오차 없이 추적하는 상품입니다.
그냥 어떤 지수를 그대로 따라간다고 되어 있죠? 이런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사실 ETN도 괴리율이 발생하긴 하는데요, 그 성격이 ETF와는 조금 다릅니다. ETF는 뭐랄까, 최대한 따라간다고 따라갔는데 완벽하게 똑같이는 못했다는 느낌이라면, ETN은 이런 식입니다.
- 기초지수 거래 시장이 휴장일인데 ETN은 거래됨
- 기초지수의 거래 시장과 한국 시장이 시차가 있을 때
- 기초자산의 거래가 어려운데 ETN은 거래됨
뭔가 좀 다르죠? 시차라든지, 한쪽은 거래되는데 다른 한쪽은 안된다든지 하는 좀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서 괴리율이 발생합니다.
차이 2 : 발행 주체가 다름
ETF는 자산운용사에서 발행하고, ETN은 증권사에서 발행합니다. ETF는 여러가지 자산이 모여있는 선물세트같은 거니까 자산을 운용하는 곳에서 발행을 하게 되구요, ETN은 그렇지 않습니다. 두개가 다르다보니 상품명에서도 차이가 생겨요.
- ETF : 자산운용사의 ETF브랜드명이 맨 앞에 붙습니다. KODEX, TIGER 같은 것들입니다.
- ETN : 발행한 증권사명이 맨 앞에 붙습니다. 삼성증권이면 "삼성", 신한금융투자면 "신한" 같은 식입니다.
차이 3 : 만기의 유무
ETN은 약속이다 보니 만기가 있지만, ETF는 그냥 자산들을 모아둔 거다 보니 당연하게도 만기가 없습니다.
차이 4 : 분산투자 종목 갯수
이 점에서는 ETF가 훨씬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ETF는 최소 10개의 종목에 분산투자해야 하는 반면에 ETN은 5개 이상이기만 하면 되거든요. 좀 더 High Risk High Return 같은 느낌입니다.
ETN을 거래하는 방법
ETF는 만기가 없기 때문에 그냥 주식처럼 가지고 있다가 본인 맘대로 팔아서 (청산해서) 수익을 실현하는 것이지만 ETN은 만기가 있어서 아래의 세가지 방법 중에 하나로 청산하여 수익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 매도 :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기 때문에 수익이 좀 났다 싶으면 그냥 주식 시장에서 팔아서 수익을 챙기는 방식입니다.
- 만기까지 보유 : 만기까지 보유하게 되면 자동으로 만기 상환이 진행되는데요, 이때 만약에 지표 수익률이 좋지 않아도 그대로 청산되어 손실을 볼 수도 있습니다. 만기를 잘 확인하세요.
- 중도 상환 신청 : 만기 상환 대신에 중간에 그냥 내 돈 내놔라 하고 상환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그냥 매도하는 것과 다른 점은, 중도 상환을 신청하면 그 증권의 효력이 없어지게 되므로 증권을 소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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